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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가끔 궁금한 것들

왓챠 영화추천 #3 : FOX 뉴스 CEO의 권력형 성추행, 같은 소재를 각각 입장에서 보여주는 영화 밤쉘, 미드 라우디스트 보이스

by 궁금한 사자 202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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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8일 지병으로 사망한 로저 에일스는 1996년부터 폭스 뉴스의 CEO였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내는 특별한 능력을 바탕으로 리처드 닉슨과 로널드 레이건, 조시 부시 등 대통령과 정치들의 언론 컨설턴트이기도 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성공한 언론 기업인으로 부와 명예, 존경을 받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커리어를 쥐고 흔들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자는 부패하고 타락하는 게 국 룰인가 봅니다. 스뉴스의 앵커였던 그레천 칼슨이 성추행 사건으로 로저 에일스에게 소송을 걸면서 2016년 미국 언론계가 크게 떠들썩해집니다.

오늘은 FOX 뉴스 CEO 로저 에일스의 권력형 성추행 사건을 성추행을 당한 자 쪽에서 바라보는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성추행을 행한 자 쪽에서 바라보는 미드 라우디스트 보이스를 추천해보려 합니다. 영화 밤쉘은 2시간짜리 1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미드 라우디스트 보이스는 50분짜리 에피소드가 7개로 한 번에 다 몰아보기 하면 정신이 피폐해질 수도 있으니 적절하게 나눠서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밤쉘 :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1.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2019)
감독 : 제이 로치
주연 : 샤를리즈 테론, 니콜 키드먼, 마고로비
줄거리 :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트럼프와 설전을 벌이는 폭스 뉴스의 현재 간판 앵커 메긴 컬리(샤를리즈 테론), 과거 미스 아메리카였던 외모로 주목받았지만 외모 말고 능력으로 평가받고 싶었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는 앵커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 초고속으로 폭스뉴스 중심에 서고 싶어 하는 야심 있는 뉴페이스 케일라 포스피실(마고로비).
그레천 칼슨이 해고당하며 폭스뉴스의 CEO 로저 에일스를 성추행으로 고소하고, 폭스뉴스의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권력형 성추행 사건이 언론계를 떠들썩하게 만든다. 같은 일을 당했던 동료들이 도와줄 것이라 믿는 그레천, 그러나
폭스뉴스에 재직 중인 동료들은 쉽게 그녀에게 동조할 수가 없다. 밥줄이 달린 문제니까.
동료들이 하나둘씩 로저 에일스 성추행 고소사건에 증언을 하게 되고, 무너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커다란 벽 로저 에일스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다.

감상평 :
실화이고 무거운 소재인데도 영화 시작부터 발랄하고 생기가 넘칩니다. 그래서 내가 영화 줄거리를 잘 못 알아보고 영화를 틀었나 헷갈렸습니다. 폭스뉴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여성 앵커들의 시각에서 그들이 격은 CEO의 권력형 성추행 사건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누구도 대놓고 딱 달라붙는 짧은 원피스를 입으라고 말한 적 없는데 모든 여자 직원들이 짧은 치마를 입게 만드는 암묵적인 동의가 만연합니다. 높은 구두를 신고 뒤꿈치에 피가 나는데도 로저 에일스는 그런 말 한적 없다고 로저 에일스를 지지하는 직원들까지 참 현실적입니다.
보통은 이런 상황이면 로저 에일스 쪽이 이기는 게 더 현실이고, 그레천과 여성 동료들이 이기는 게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될텐데 영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레천과 그 동료들에게 집중하고 이입해서 이 영화를 보면 영화 후반부 승리의 장면이 꽤나 통쾌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 마지막 부분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이 실화에 더 현실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로저 에일스 하나가 빠져도 결국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회사는 돌아간다는 것이 바로 진짜 현실입니다. 아주 잠시 희망을 품었다가 이내 희망을 접고 폭스뉴스를 떠나는 케일라를 보면서 입안이 씁쓸했습니다. 과연 영화 밤쉘에서 진짜 이긴 사람은 누구일까요?

2. 미드 라우디스트 보이스 (2019)
감독 : 카리 스코그랜드, 제레미 포 데스와, 스콧 Z. 번스, 스티븐 프리어스
주연 : 러셀 크로우, 시에나 밀러, 나오미 왓츠
줄거리 :
폭스뉴스를 보수 언론 최강자로 만든 거물 로저 에일스(러셀 크로우)가 폭스뉴스를 맡기 시작하면서부터 성추행 사건으로 몰락하기 까지를 보여준다. 보수편향적인 시각으로 뉴스를 만들었던 로저 에일스의 폭스 뉴스가 9.11 테러,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등 미국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더 자극적으로, 조작되고 검증되지 않은 뉴스라도 당당하게 내보냈다. 짧은 시간 안에 폭스 뉴스를 최고로 끌어올린 로저 에일스는 권력을 이용해 여성 앵커들을 성추행하고, 오너가인 머 독가의 아들들과도 신경전을 벌인다. 참다못한 여성 앵커가 로저 에일스를 성추행으로 고소하고, 그동안은 재산을 잘 불려주고 있는 로저 에일스의 문제들을 그냥 넘어가 주던 오너 루퍼트 머독 마저 로저 에일스의 손을 놓는다. 보수 언론 거물 로저 에일스의 몰락을 보게 될 것이다.

감상평 :
영화 밤쉘을 보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 흥미로워 찾아보다가 로저 에일스를 중심으로 그의 성공과 몰락을 그리는 미드인 라우디스트 보이스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미드 라우디트스 보이스는 총 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어 보기 시작하면 밤새 끊을 수 없을 듯 하니 시간 안배를 잘해서 감상하시기를 바랍니다.
로저 에일스 역을 연기한 러셀 크로우가 편향되고, 권력지향적이고, 야비하고, 오만한 느낌을 너무 잘 살려서, 캐릭터의 성격에 금방 이입될 수 있었습니다. 뉴스가 편향되면, 뉴스가 조작되면?, 자극적인 뉴스만 송출되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청자는 어떻게 뉴스에 휘둘리는지도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방식이 어쨌든 폭스뉴스를 단시간에 최강자로 만든 그의 능력은 엄청났습니다. 판을 읽고, 어떤 편에 설지 선택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그런 능력이 있었기에 권력자가 될 수 있었겠구나 싶었습니다.
에피소드가 7개라 그런지 로저 에일스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 아들들과 로저 에일스의 신경전에서 로저 에일스의 손을 들어주던 루퍼트 머독이 마지막에는 로저 에일스의 손을 놓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은 로저 에일스가 무슨 짓을 하든 재산을 불리는데 큰 역할을 하니 봐주고 있다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게 되니 버린 게 되겠습니다. 언론계의 거물, 여성 앵커들을 마음대로 성추행했던 권력자인 로저 에일스도 결국은 피고용인이었습니다.
나쁜 방법으로 폭스 뉴스를 키워낸 그의 능력, 권력을 쥐고 직원을 성추행한 악행, 한 껏 오만했으나 결국 피고용인으로써 해고된 로저 에일스의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씁쓸합니다만, 또 어딘가 묘하게 흥미롭고 오고 가는 권모술수에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습니다.

영화 밤쉘은 로저 에일스의 성추행 고소 사건을 중점으로 그 피해자들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미드 라우디스트 보이스는 로저 에일스의 시각에서 그의 성공부터 몰락까지 전반적인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영화 밤쉘은 전반적으로 밝은 컬러에 생기 넘치는 진행으로 무거운 주제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감상할 수 있고, 미드 라우디스트 보이스는 어두운 분위기로 권력을 중심으로 한 기싸움, 비리를 보여주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긴장감을 줍니다. 밤쉘 또는 라우디스트 보이스 둘 중 하나를 보셨다면, 다른 시각에서 스토리를 바라볼 수 있는 나머지 하나도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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