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방울토마토를 키워서 몇 번 수확해본 자신감으로 올해는 바질과 로즈마리를 키우기 위해 베란다에 3단 화분을 들인 지 3개월 정도 되어가는데요, 베란다 텃밭의 불청객인 뿌리파리가 출몰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실에 왠 날파리가 한두 마리씩 보이길래 싱크대 배수구에서 올라오나 싶었는데, 베란다 텃밭에 물을 주러 나갔다가 흙위를 기어 다니는 뿌리파리, 흙위를 저공비행하고 있는 뿌리파리를 목격했습니다. 듣기만 했지 베란다 텃밭 2년 차에 처음 목격한 뿌리파리라 꽤나 난감했습니다.
뿌리파리란?
크기 1.1 ~2.4mm, 머리는 흑갈색, 몸은 검은색인 초파리보다 작은 파리입니다. 사람을 물거나 달라붙지는 않아 인체에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뿌리파리의 유충이 유기물이나 토양속 곰팡이류를 먹거나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고 자라기 때문에 식물을 고사시킬 수 있어 원예나 농사, 화분식물에 유해한 해충입니다.
화분의 흙이 습한 상태로 유지되거나 유기질 거름을 뿌린 경우 흙 위에 알을 까며 빠른 속도로 번식합니다. 최대 300개까지 알을 산란할 수 있고, 유충은 햇빛을 피해 더 습한 땅속으로 파고 든뒤 식물의 뿌리를 먹고 자라며, 성충이 되는데 약 22일 걸립니다.
며칠간 지켜보다가 사태가 심각해지는 듯하여, 여기저기 찾아보니 가장 확실한 뿌리파리 퇴치 방법은 분갈이를 하고 기존의 흙을 버리는 것이었는데요, 그동안 뿌리파리 때문에 고생해서인지 그전에 되든 안되든 뿌리파리를 괴롭혀서 퇴치해보고 싶은 오기가 생겼습니다.
뿌리파리와의 전쟁
뿌리파리 트랩 (날파리 트랩)
첫번째로 사용한 방법은 바로 뿌리파리 트랩입니다. 초파리보다 작은 뿌리파리가 베란다를 누비고, 베란다 문을 열었을 때 따라 들어와서 거실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 상당한 스트레스였습니다. 뿌리파리 트랩, 날파리 트랩이라고 검색하면 나비모양으로 된 끈끈이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파리끈끈이와 비슷한데 화분에 꽂는 거라 그런지 모양이 예쁩니다.
뿌리파리는 습한 흙 주변을 날아다니며 알을 낳고, 성충이 되면 흙위를 기어 다니며 날개를 말린 후 날아다닌다고 뿌리파리가 많이 날아다니는 화분 벽면, 식물 사이에 뿌리파리 트랩을 설치해보았습니다.
트랩을 설치한지 몇 시간 되지 않아 베란다에 나가 보았는데 다리가 끈끈이에 붙어 어쩔 줄 몰라하는 뿌리파리를 잔뜩 볼 수 있었습니다. 날아다니는 뿌리 파리 성충을 잡는 데는 뿌리파리 트랩이 상당히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전자레인지에 흙 찌기
두 번째 방법은 전자레인지에 흙을 찌는 것입니다. 뿌리파리 트랩으로 뿌리파리 성충을 잡는다고 하지만 뿌리파리는 알을 습한 흙 위에 낳고, 유충이 흙속으로 파고들어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어 식물이 고사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날아다니는 성충을 잡는 것 만으로는 뿌리파리를 완전히 퇴치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3층 화분중 해가 잘 안 드는 제일 아래층 로즈메리 화분이 뿌리파리의 온상이었는데요, 이 화분의 흙을 쪄서 뿌리파리 알과 유충까지 제거해보도록 해보겠습니다.
2개월 반 가까이 키우고 있는 로즈메리가 성장이 더디고, 잎이 마르고, 옆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뿌리파리 유충에게 뿌리를 갉아 먹혀서 수분을 흡수할 수 없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로즈메리를 뿌리째 뽑아보니 로즈메리의 크기에 비해 뿌리가 거의 퍼지지 않았더군요.
우선 키우던 로즈마리는 가망이 없어서 로즈메리를 제거하고, 화분에 있던 흙을 퍼서 전자레인지에 담을 수 있는 일회용 용기에 담고, 위생봉투를 씌운 후 전자레인지 온도를 강에 두고 8분 가까이 돌렸습니다. 흙에 습기가 많았어서 그런지 전자레인지에 찌니 수증기가 많이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전자레인지에 찐 흙은 베란다에 넓게 펴서 남아있던 수분을 말립니다.
찐 흙을 베란다에 넓게 펴면서 요리조리 뒤적거려보았더니 뿌리파리 유충이 열기에 익었는지 하얗고 작고 길쭉한 것들을 간간이 보였는데요. 이것들이 뿌리파리 유충의 사체가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뿌리파리와의 전쟁 결과
절반의 승리와 절반의 패배를 맞보았습니다.
뿌리파리 트랩을 설치한지 하루가 지나니 뿌리파리 트랩에 붙어서 죽은 뿌리파리가 많아졌고, 화분 위를 날아다니던 뿌리파리가 줄어들었습니다. 아직 뿌리파리에게 점령당하지 않아 보이는 2층 3층 바질 화분에 뿌리파리 트랩을 더 설치해 보아야겠습니다.
전자레인지에 찐 흙은 시도는 좋았으나 간과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전자레인지에 흙을 찌면 흙속의 유기물도 열기에 익어서 흙을 다시 화분용으로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하니 뿌리파리의 유충과 알은 죽었을 겁니다. 문제는 그 흙을 더 바짝 말린다고 베란다에 넓게 깔 라둔 것이 문제였는데요, 베란다에 아직 뿌리파리 성충이 살아있었다는 것입니다.
밤사이에 말리려고 깔아둔 찐 흙 위를 날아다닌 것인지, 아침에 베란다에 나가보니 흙 위에 앉아있는 뿌리파리가 몇 마리 보였습니다. 아차 싶어서 부채를 부쳐서 뿌리파리를 날려버렸지만 밤사이에 다시 뿌리파리에 오염되었을 흙을 그냥 둘 수 없어 결국 흙을 버리고 왔습니다.
맨 아래층 로즈마리 화분은 포기했으나, 2층 3층의 바질 화분은 아직은 양호한 편이지 뿌리파리 트랩과 다른 방법을 찾아보며 바질은 계속 살려보려고 합니다.
뿌리파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베란다 텃밭 습기와 환경을 잘 관리해 뿌리파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 뿌리파리가 생겼다면 뿌리파리 알과 유충이 가득한 흙은 과감히 포기하고 버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뿌리파리가 생긴 텃밭이지만 뿌리파리를 퇴치하여 키우고 있던 식물을 살리고 싶은 분들이 계실텐데요, 그렇다면 저처럼 뿌리파리와 전쟁을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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